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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요의 일상/맛집

약수역 처가집, 이북식닭백숙 맛집




대학교 동창들과 오랜만에 운동을 하고 백숙집에 찾아갔다. 친구 한놈이 인터넷에서 특이한 맛집을 찾았다고 해서..흥미가 돋은 우리는 곧바로 동대문에서 약수역까지 택시타고 직행하였다.



▼ 목적지에 내렸는데.. 음?! 일반 주택가에 떡하니 메뉴판이 있다. 심지어 간판도 없다. 냄새가 난다.. 진정한 맛집의 냄새가!! ㅋㅋ



▼ 내부는 ㄷ자 형태의 옛날 가정집 형태이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ㄷ자 한가운데에 노출된 마당이다. 우리는 왼쪽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 이런 형태의 아늑한 방이다. 왠지 소주나 막걸리가 땡긴다.. 초겨울이라 처음에 좀 쌀쌀했는데, 온풍기와 온돌을 틀고나니 나중에는 그럭저럭 있을만 했다.



▼ 처가집 메뉴, 굉장히 단순하다. 근데 백숙이 상당히 저렴하다. 요새 왠만한 백숙집은 3만원은 줘야 먹을 수 있는데... 쨌든 우리는 백숙, 막국수 2개(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 찐만두, 그리고 소주와 막걸리를 각각 시켰다.



▼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찬들이다. 다대기와 생양파, 깍두기(?) 그리고 생겨자가 나온다. 겨자향이 매우 상큼한게 시중 마트에서 파는 겨자가 아니라 직접 갈아만든 겨자인 듯 싶었다. 마치 고급 일식집에서 갈아만든 생와사비를 먹는 느낌이었다.



▼ 대망의 백숙이 부추와 함께 나왔다. 부추를 육수에 삶아서 가져왔는데 맛이 상당히 독특하다. 주인아저씨가 이북식 닭백숙을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기존에 소금에 찍어먹던 백숙과는 상당히 달랐다.



▼ 먼저 다대기와 겨자를 기호에 맞게 잘 섞어서 버무린다.



▼잘 버무린 양념과 부추를 닭고기 위에 얹어서 한입 크게 베어먹는다. 닭고기의 부드러운 육질과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장과 부추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다. 나름 미식가라고 자부하는 필자였는데, 슴슴한 백숙의 맛에 감탄하면서 허겁지겁 먹은 기억밖엔 없다..



▼ 이런 자리에서 술이 빠질수야 없지..



▼ 백숙을 먹다보니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메밀 비중이 높은 면을 좋아하는데, 이집은 메밀향이 강하고 뚝뚝 끊어지는 식감의 면을 사용한다. 물막국수는 동치미육수를 사용하는데, 평양냉면과 맛이 상당히 흡사하다.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슴슴한 동치미국물이 입맛에 맞을 것이다. 비빔막국수는 상대적으로 평범했다.



▼ 그리고 막국수와 같이 나온 만두. 다른 음식의 맛에 비해 평범해서 그런지 만두는 손이 잘 안가더라..



▼ 장정 셋이서 이렇게 먹고나니 배가 터져서 계획했던 2차도 포기하고 바로 집으로 해산해버렸다. 개인적으로 백숙과 물막국수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남았다. 간도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슴슴해서 이북식 음식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참고로 백숙은 미리 얘기하지 않으면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다. 필자는 30분 전쯤 얘기하고 갔더니 얼마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주차공간은 협소하다. 집앞 골목에 2~3대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